[스포츠조선/출장토크①]아는형님 민경훈 "호동이형 무섭냐고요? 전혀요"
2016-09-01
※ 바쁜 별들을 위해 스포츠조선 기자들이 두 팔을 걷고 나섰습니다. 밀려드는 촬영 스케줄, 쏟아지는 행사로 눈코 뜰 새 없는 스타를 위해 직접 현장을 습격, 잠시나마 숨 돌릴 수 있는 안식처를 선사했습니다. 현장 분위기 속에서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스포츠조선의 '출장토크'. 이번 주인공은 제대로 된 예능 입담을 보여주고 있는 '쌈자신' 민경훈 입니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던 던 오후 '아는 형님' 녹화가 한창이라는 세트장을 습격했다. 녹화장 앞에 세워진 출장토크 공식 캠핑카를 보고 놀란 토끼눈을 감추지 못하던 '쌈자신' 민경훈. 캠핑카에 후 언제 놀랐다는 듯 능숙한 포즈와 환한 미소로 기자들은 물론 모든 스태프의 시선을 빼앗았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이승미·전혜진 기자] '하드캐리', 민경훈을 위해 태어난 단어가 아닐까.

최근 상승세를 제대로 타고 있는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 강호동, 이수근, 김영철 등 굵직한 예능인들이 군림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서 남다른 예능감으로 '하드캐리'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민경훈. 무대에서 '겁쟁이'를 열창하며 여심을 자극하던 우수에 젖었던 그 오빠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매주 '레전드 짤'을 생성하고 있다. 그의 예능감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그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아는 형님' 녹화장을 찾아 그를 만났다.

녹화에 앞서 '아는 형님'의 큰 형 강호동과 함께 스포츠조선이 인터뷰를 위해 준비한 캠핑카에 오른 민경훈. 오랜만의 인터뷰에 바짝 긴장한 '예능 호랑이' 강호동과 달리 민경훈은 여유가 넘쳤다. 꼿꼿이 허리를 피고 앉아 커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인터뷰를 하는 강호동에 비해 양반다리로 앉아 기자들이 준비한 케이크까지 홀로 열심히 맛보며 여유롭게 이야기를 늘어놓는 민경훈에게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기자들이 가장 먼저 최근 물이 오를대로 오른 '아는 형님'의 팀워크에 대해 칭찬하며 '회식을 자주 하는 거냐'고 묻자 민경훈은 "호동이 형이 저번에 한 번 샀다"고 답했다. 이를 들은 강호동. "아니다~ 한 번 더 샀다. 이게 지가 바빠서 몬 왔던 건 생각도 안한다 아이가~"라며 '한 번 샀다'는 말에 발끈하자 민경훈은 "뭐가, 난 하는 줄도 몰랐어!"라며 천하의 강호동을 '깨갱'하게 했다.

인터뷰 내내 강호동을 쥐락펴락하는 민경훈의 모습을 보니 '강호동 저격수' 캐릭터가 억지로 만들어진 컨셉트가 아니란 걸 단박에 알 수 있었다. 기자의 질문에 길고 성심성의껏 대답을 하는 강호동이 대답 말미에 "제가 좀 말이 길지예?"라고 부끄러할 때마다 "어. 형이 말을 좀 길게 하긴 하더라"라며 돌직구를 날리며 기자들을 쓰러지게 만들기도 했다.

혹시나 싶어 강호동을 저격하는 개그를 할 때 겁이 나지는 않는지 조심스럽게 묻자 민경훈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전혀요"라고 단호히 대답했다.

"전혀 무섭지 않아요. 형이 제가 나설 수 있게끔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시거든요. 사실 호동이 형을 TV로만 봤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무섭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이어 기자들이 그렇다면 마음이 가장 잘 맞는 멤버 역시 강호동이냐 묻자 '단호박' 민경훈은 옆에 앉아 기대에 찬 표정을 짓고 있는 강호동을 힐끔 보며 "아, 인터뷰 따로하면 안돼요?"라고 말해 또 한번 기자들을 포복절도하게 했다. 강호동이 급히 귀를 막으며 "아이다~ 내 귀 막고 있을게 말해라"고 말하자 민경훈은 "음. 아 .. 예 호동이형 이요"라고 장난스럽게 말하며 강호동을 들었다 놨다.
인터뷰에서도 한 눈에 볼 수 있는 남다른 (진짜 확실히 남들과는 다른!) 팀워크는 방송 초반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아는 형님'이 상승세를 타게 만들어준 가장 큰 원동력이다. 민경훈 역시 팀워크와 프로그램을 대하는 책임감이 강해지자 '아는 형님'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실 방송 초반에는 멤버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는 느낌보다 한 발자국 떨어져서 바라보는 제 3자의 입장으로 임했어요. 그런데 그때 호동이 형이 '경훈아, 너한테도 책임이 있다. 그렇게 멀리 있으면 안된다'면서 멤버들과 적극적으로 함께 하라 말씀하셨죠. 그런 다음에 '아는 형님'이 컨셉트가 바뀌면서 멤버들끼리 존댓말이 아닌 반말을 쓰면서 급격히 가까워졌어요. 서로 격의 없이 편하게 대하다보니 훨씬 더 좋은 그림이 나오기 시작한 것 같아요.

지금은 완전히 가족이라고 생각해요.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도 깊어졌고요. 공연하러가서도 홍보 진짜 많이 해요. 특히 대학생들 반응이 장난 아니더라고요. '사자후' 같이 '아는 형님'에서 이슈가 됐던 캐릭터를 플래카드로 만들어서 응원해 주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민경훈은 '아는 형님'의 '빅 재미'를 담당하고 있다. '민경훈이 이렇게 웃긴 줄 몰랐다' '민경훈 때문에 보기 시작했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것만 봐도 그의 활약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다. 이에 민경훈은 모든 건 '편집 빨'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95%가 편집의 힘이에요. 현장에서는 형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도 훨씬 많이 하고, 재미있는 그림도 훨씬 많이 만들어요. 그런데 저도 한 몫하는 것처럼 편집을 잘해주시는 것 같아요. 저는 완전 예능 초보잖아요. 형들이 '예능 초보'인 저를 잘 받아주시는 거죠."

이를 듣던 강호동은 "에이~ 이건 경훈이 답지 않은 겸손한 발언이다~"며 민경훈을 보며 샐쭉하게 눈을 흘겼다. 이에 민경훈은 "형 저 원래 겸손해요"라며 한마디도지지 않았다. 그렇다면 강호동이 본 민경훈의 가장 큰 매력은 뭘까. 강호동은 '예능에서 보지 못했던 덜 소비된 캐릭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호동)"확실히 예능에서 덜 소비된 캐릭터에요. 편집도 편집이지만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게 옆에서 보면 느껴지죠. 화제가 됐던 경훈이의 닭싸움이나 철봉 매달리기 퍼포먼스는 사람이 구상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아는 형님'의 최창수 PD는 민경훈에 대해 "걔는 앞으로 할 걸 예측할 수 없는 애라 더 웃기다. 걔가 뭐할지는 우리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이에 민경훈은 그런 모습이 진짜 민경훈의 모습이라 했다.

"앞으로 뭘 해야 겠다라는 걸 디테일하게 구상하지 못해요.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거. 그게 제 성향인 것 같아요. 예능을 하다보니까 어는 순간 '이걸 해볼까' '저걸 해야 되나'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그런데 그러고 나니까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아무 생각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죠."

'짤 생성기' 민경훈이 '아는 형님'에서 만들어낸 레전드는 뭐니뭐니 해도 '사자후'다. 포털사이트에 민경훈의 연관검색어로 뜰 정도다. 5월 21일 방송서 민경훈은 이수근과의 손펜싱 대결에서 대결 직전 "사자후!!"라고 호기롭게 외치며 달려들었지만, 대결 시작 1초 만에 쓰러져 읏음을 자아냈다.

"그날 녹화에 레드벨벳 친구들이 왔는데, 어린 친구들이 우리가 잘 모르는 은어를 쓰더라고요. 그래서 '너네도 모르겠지? 당해봐라~'라는 마음으로 무협지에 나오는 단어를 쓴 거였어요. 근데 또 그게 이슈가 될지 생각도 못했죠. 요새 어디만 가면 막 '사자후' 해달라고 하는데, 그때나 재미있었지 다시 하면 재미가 없더라고요."


사자후 만큼이나 '닭발킥'도 빼놓을 수 없다. 6월 4일 방송에서는 대세 걸그룹 트와이스가 출연한 가운데 강호동이 트와이스의 'Cheer up' 댄스를 따라추는 민경훈을 보고 '웩'이라고 하자 강호동을 향해 날라차기를 시전해 웃음을 자아냈다. 해당 장면은 '팬피셜', '아는 형님'의 최고의 레전드로 기록됐다.

"어렸을 때 운동을 좀했어요. 합기도 했거든요. 근데 운동을 그만 둔지 오래 되서 사실 그날 날라차기가 될지 몰랐어요. 그냥 한 건데 엄청 잘 날아간 것 같아요."

'닭발킥'의 피해자 강호동은 "그날 야가 진짜로 찰라고 날라오는데 내가 딱 뒤로 잘 뺀기다! 재미 삼아 찬기 아니었다!"고 말하자 민경훈은 "아니에요. 제가 딱 형 앞에서 다리를 뺀 거예요. 제 거리 감각으로"라고 주장했다.

이쯤되면 왜 민경훈이 데뷔 13년 만에 이제야 예능 고정을 시작했는지 싶다. 그동안 이 미친 예능감을 어떻게 꽁꽁 감추고 살았을까.

"예능을 잘 하는 사람도 없고 자신도 없었어요. '히든싱어'를 본 PD님이 '아는 형님' 고정을 권유하셨는데 처음엔 못하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제작진 '잘하고 열심히 하는 사람만 있으면 안된다. 반대로 잘 못하고 대충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셔서 시작한 거예요. 아직까지는 '아는 형님' 외에 다른 예능에 출연할 생각은 없어요. 음악 예능을 제외하고는요. 지금 '아는 형님' 멤버들이 너무나 좋고 다른 프로그램은 생각도 못하겠어요. 지금 예능은 '아는 형님'만 집중할래요,"

smlee0326@sportschosun.com, gina1004@ 사진=송정헌 기자 songs@